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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이해하는 시선을 배우게 되는 모리와 함께한 일요일

by strong22 2026. 1. 26.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우는 시간,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는 시선

의과대학 수시전형을 준비하며 읽은 모리와 함께한 일요일의 실제 독후감 일부 페이지이다.
의과대학 수시전형을 준비하며 읽은 모리와 함께한 일요일의 실제 독후감 일부 페이지이다.

 

1. 삶의 끝을 마주하는 방식에 대하여

『모리와 함께한 일요일』은 죽음을 앞둔 한 노교수와 그의 제자가 매주 일요일마다 나눈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죽음을 막연히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인식해 왔다. 죽음은 피해야 할 사건이며, 가능하다면 멀리 두고 싶은 주제였다. 그러나 이 책은 죽음을 삶의 반대편에 놓지 않는다. 오히려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할 때 비로소 삶이 또렷해진다는 사실을 조용히 설득해 나간다. 모리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이라는 병으로 인해 서서히 몸의 기능을 잃어 간다. 말하는 것, 움직이는 것, 숨 쉬는 것조차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도 그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 질문의 과정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며, 독자인 나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과연 지금의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언젠가 맞이하게 될 끝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2. 병든 몸과 또렷해지는 인간의 존엄

모리의 몸은 점점 약해지지만, 그의 사고와 말은 오히려 더 깊어지고 또렷해진다. 그는 자신의 병을 숨기지 않고, 죽음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공개적인 배움의 장으로 바꾼다. 학생과 언론, 주변 사람들 앞에서 그는 자신의 상태를 솔직하게 드러내며, 죽음을 통해 삶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이 모습은 인간의 존엄이 신체의 건강이나 생산성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 장면을 읽으며 나는 의료의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의료는 종종 치료와 회복에 초점을 맞추지만, 모든 질병이 완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모리의 삶은,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환자를 단순한 치료 대상이 아니라, 끝까지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대하는 태도가 진정한 돌봄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분명히 드러낸다.

3. 관계 속에서 완성되는 삶의 의미

『모리와 함께한 일요일』이 특별한 이유는 이 책이 철저히 관계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모리와 제자의 대화는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서로를 변화시키는 상호작용의 과정이다. 제자는 처음에는 성공과 경쟁, 사회적 성취를 당연한 가치로 받아들였지만, 모리와의 대화를 거듭하며 점점 삶의 기준을 다시 세우게 된다. 부와 명예보다 중요한 것은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사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의료 현장에서의 관계를 떠올렸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 역시 단순한 기술적 접촉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다. 환자가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삶에 대한 질문은 진단서로는 설명할 수 없다. 모리가 보여준 태도는, 인간은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고, 그 관계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이는 의사가 환자를 대할 때 반드시 가져야 할 시선과도 맞닿아 있다.

4. 죽음을 배우는 것이 삶을 깊게 만드는 이유

모리는 죽음을 부정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그는 죽음을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그 사실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충실하게 살아간다. 그는 말한다. 죽음을 인식할수록 삶은 더 분명해진다고. 이 문장은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흔히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만, 모리는 남은 시간이 제한되어 있기에 오히려 매 순간을 온전히 살아간다. 이러한 태도는 의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나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의료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생명을 연장하는 데 집중하지만, 그 생명이 어떤 질을 지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모리의 삶은 생명의 길이보다 깊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이는 환자의 삶을 끝까지 존중하는 의료의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5. 배움의 장소는 교실이 아니라 삶 그 자체였다

이 책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은 교실에서 진행되지 않는다. 정해진 교과서도, 평가 기준도 없다. 대신 삶의 가장 근본적인 주제들이 다뤄진다. 사랑, 가족, 용서, 죽음, 그리고 후회. 이러한 주제들은 시험으로 측정할 수 없지만, 인간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질문들이다. 모리는 자신의 삶을 통해 그 질문에 답하려 했고, 제자는 그 과정을 기록함으로써 또 다른 배움을 만들어 냈다. 이 장면을 통해 나는 의학 교육 역시 지식 전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간의 몸을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모리의 수업은 그 자체로 전인적 배움의 사례이며, 내가 지향하고 싶은 학습의 방향이기도 하다.

6. 의과대학을 준비하는 마음

『모리와 함께한 일요일』을 읽으며 나는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더욱 분명해졌다.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자에 그치지 않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완치의 약속이 아니라, 끝까지 존중받고 있다는 확신일지도 모른다. 모리는 자신의 병을 통해 그 사실을 몸소 보여주었다. 이 책은 나에게 죽음을 가르쳤지만, 동시에 삶을 더 진지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다짐을 남겼다. 배움은 시험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모리와 함께한 일요일』은 죽음에 대한 책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삶에 대한 기록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인간의 존엄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그리고 돌봄이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의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으로서, 이 책은 나의 진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준 중요한 독서 경험으로 남았다. 삶의 끝을 마주하는 방식이 삶 전체를 규정한다는 사실을, 나는 이 책을 통해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