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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수시전형 추천도서의 장자(莊子)의 무위자연

by strong22 2026. 1. 29.

인위의 칼날을 거두고 생명의 본질을 마주하다

의과대학 수시를 준비하기 위해 읽었던 도서 장자의 독서 기록의 사진이다.
의과대학 수시를 준비하기 위해 읽었던 도서 장자의 독서 기록의 사진이다.

1. 문명적 인위(人爲)에 대한 경고와 자연적 도(道)의 회복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는 ‘문명화’의 과정이었다. 공자가 예(禮)와 악(樂)을 통해 인간을 사회화하고 도덕적 규범을 세우려 했다면, 나는 장자가 그러한 인위적 질서 자체가 인간의 본질적 생명력을 훼손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느꼈다. 장자의 시선에서 문화와 문명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행위이며, 그 결과는 결국 인간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오늘날 우리가 겪는 환경 파괴, 인간 소외, 과잉 경쟁 사회는 장자가 2,500년 전 이미 예견한 ‘인위의 부메랑’이라 할 수 있다. 장자가 말한 도(道)는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을 비우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태도에 가깝다. 그는 자연을 자원이나 수단으로 보지 않았다. 현대 사회에서 자연은 편의와 효율의 이름으로 끊임없이 재단되지만,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균형뿐 아니라 인간 내면의 균형 또한 무너진다. 장자가 말한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라는 태도는 상식과 기준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진 사고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새로운 인식의 지평이 열린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우리가 ‘문화’라는 이름으로 쌓아 올린 견고한 구조물은, 실은 우리 자신을 가두는 감옥일지도 모른다.

2. 무용지용(無用之用)의 역설: 가죽나무와 호접몽이 주는 관점의 전환

장자 철학의 가장 급진적인 지점은 사물의 가치를 ‘쓸모’라는 기준에서 해방시켰다는 데 있다. 가죽나무의 우화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목재로 쓸모없다는 이유로 베이지 않은 가죽나무는 오히려 오래 살아남아 넓은 그늘을 제공한다. ‘쓸모없음’이 생존의 조건이 되는 역설이다. 이는 성과와 능력, 경쟁으로 인간의 가치를 판단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강력한 비판으로 읽힌다. 타인의 기준에 맞는 ‘쓸모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자신을 깎아내는 삶이 과연 온전한 삶인지, 장자는 묻고 있다. 이 문제의식은 **호접몽(胡蝶夢)**으로 확장된다.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알 수 없는 경지는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허문다.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 만물을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 이것이 장자가 말한 ‘대지(大知)’다.

소지(小知)에 머무는 사람은 끊임없이 옳고 그름을 가르려 하지만, 대지를 지닌 사람은 너그럽고 자유롭다. 상대의 입장에서 사고하는 능력은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 아님을 인정하는 겸손함에서 비롯된다.

3. 감정의 주재(主宰)와 생사(生死)를 초월한 무위의 미학

장자는 인간이 자신의 감정에 지배당하는 상태를 가장 경계했다. “감정의 주인이 된 사람은 자기를 잊을 줄 안다”는 그의 말은, 현대인의 감정 과잉 사회를 정확히 관통한다.

시비와 옳고 그름에 집착할수록 갈등은 심화된다. 장자는 이분법적 사고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마음이 넓어지고, 성숙한 인간이 된다고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철든 사람’이란 감정을 억누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관조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러한 태도는 삶과 죽음의 문제에서도 드러난다. 장자는 죽음을 비극이나 단절로 보지 않았다. 그것은 자연의 순환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일 뿐이다. 유교가 상례를 통해 슬픔을 규범화했다면, 장자는 죽음마저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많이 알고자 하는 욕심,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태도야말로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 장자가 말한 ‘무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태만이 아니라, 억지로 개입하지 않는 지혜에 가깝다.

4. 만물제동(齊物)의 도: 차별 없는 세계와 보편적 생명 윤리

장자가 도달한 철학적 귀결은 만물제동, 즉 모든 존재의 본질적 평등이다. 도의 관점에서 뱀과 꽃은 다르지 않으며, 귀함과 천함은 인간이 만든 인위적 구분에 불과하다. “이것은 옳고 저것은 틀리다”는 판단을 내려놓을 때 인간은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말고, 오리의 다리가 짧다고 잇지 말라는 장자의 비유는 각자의 본성을 존중하라는 명확한 메시지다. 나는 욕심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산다는 것은 소극적 삶이 아니라, 가장 적극적인 생명 윤리의 실천이라도 생기이 들었다. 각자의 존재 방식이 존중받을 때, 사회는 경쟁의 장이 아니라 공존의 공간으로 전환된다고 생각한다.

5. 왜 『장자』 독후감은 의대 생기부에 강력한가

의예과 및 보건의료 계열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장자는 단순한 고전이 아니다. 이는 미래 의료인이 갖추어야 할 생명관과 윤리 의식을 증명하는 텍스트다. 장자의 만물제동 사상은 환자의 조건과 배경을 넘어 모든 생명을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의료 윤리의 철학적 기반이 된다. 죽음을 자연의 일부로 바라보는 장자의 관점은 연명의료, 호스피스, 완화의료 등 현대 의학의 핵심 윤리 문제와 깊이 연결된다. 감정의 주인이 되는 태도는 위급한 의료 현장에서 요구되는 정서적 안정성과 회복탄력성을 드러낸다. 환자의 본성을 존중하고 최소 개입으로 최선의 치료를 추구하는 태도는 환자 중심·정밀 의료와 정확히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