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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의사들의 경험한 내용을 보여주는 나는 의사다

by strong22 2026. 1. 24.
나는 의사다의 책 표지이다
나는 의사다의 책 표지이다

나는 의사다를 읽고 의사는 만들어지는 존재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의사가 되는 길은 흔히 ‘의대 합격’이라는 한 장면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나는 의사다』를 읽으며 그 생각이 얼마나 피상적인지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는 한 사람의 성공담이 아니라, 여러 명의 의사들이 직접 기록한 흔들림의 시간이 담겨 있다. 의대에 들어간 순간 모든 고민이 끝날 것이라 믿었던 시기, 환자 앞에서 느꼈던 두려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선택들. 이 책은 말한다. 의사는 처음부터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수없이 흔들리며 만들어지는 존재라고 한다.

1. 의대에 들어간 순간, 고민이 끝날 줄 알았다

의대 합격은 많은 이들에게 목표의 종착지처럼 여겨진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의사들 역시 그랬다. 긴 입시를 지나 의대에 들어갔을 때, 비로소 안도감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 안도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본격적인 의대 생활은 또 다른 형태의 경쟁과 불안을 동반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시험과 평가, 성적에 따른 비교는 단순한 학업 문제가 아니라 자기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이 장면들을 읽으며 느낀 것은, 의대라는 공간이 지식을 축적하는 장소이기 이전에 태도를 시험하는 공간이라는 점이었다. 성실함, 인내, 그리고 실패를 받아들이는 힘이 없으면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 책은 ‘뛰어난 학생’보다 ‘남아 있는 사람’이 결국 의사가 된다는 사실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의대 생활은 목표 달성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을 반복하는 과정이었다.

2. 공부보다 무거웠던 책임의 무게

『나는 의사다』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감정은 두려움이다. 환자를 처음 마주했을 때 느끼는 긴장감, 자신의 판단 하나가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자각은 시험 점수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였다. 책 속의 의사들은 실수를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실수가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혔는지를 솔직하게 기록한다.

이 대목을 읽으며 의사라는 직업이 지식 노동이 아니라 윤리적 노동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는 항상 옳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 책은 의사의 무게를 영웅적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대신 그 무게를 감당하는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럽고도 필연적인지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3. 실패를 숨기지 않는 기록이 주는 힘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실패를 미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낙오의 위기, 전공 선택에 대한 후회, 번아웃은 이 책에서 흔한 이야기다. 어떤 의사는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낀 순간을, 또 어떤 의사는 환자 앞에서 무너졌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 기록들은 완벽한 의사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의 힘이 드러난다. 실패를 숨기지 않는 태도는, 의사라는 직업이 요구하는 정직함과 맞닿아 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수 있는 사람만이 환자의 불안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담보다 실패담이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의사를 이상화하지 않으면서도, 그 직업의 진정한 가치를 드러낸다.

4. 완벽한 의사보다, 남아 있는 사람이 되다

『나는 의사다』에 등장하는 의사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의사는 완벽해지는 존재가 아니라, 끝까지 남아 있는 존재라고. 수련의 시절의 고된 노동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환자 앞에 서는 선택을 계속하는 사람만이 의사가 된다. 이 말은 단순한 인내의 미화가 아니다.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매 순간 선택을 반복한다는 의미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자신을 의심할 때도, 환자를 외면하지 않는 선택. 이 책은 의사가 된다는 것이 결국 인간으로서의 태도를 선택하는 일임을 보여준다. 의사의 전문성은 지식에서 나오지만, 의사의 신뢰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이 장을 통해 분명해진다.

5. 왜 이 책은 합격기가 아니라 성장기 인가

『나는 의사다』는 의대 합격을 목표로 한 사람보다, ‘어떤 의사가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책이다. 이 책은 성과보다 과정을, 결과보다 태도를 강조한다. 의사가 되는 길은 단번에 완성되지 않으며, 수많은 실패와 선택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의대 진학이라는 목표를 이전과는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 합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의사는 끊임없이 자신을 점검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분명해졌다. 이 책은 독자에게 질문을 남긴다. 너는 이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책은 누군가를 쉽게 위로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현실을 보여준다. 그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남아 있었던 사람들이 어떤 태도로 자신을 다잡아 왔는지를 기록한다. 의대생의 자서전처럼 읽히지만, 동시에 의사가 되려는 모든 이에게 건네는 질문이기도 하다. 지식 이전에 태도, 성공 이전에 책임을 선택할 수 있는가. 그 질문이 이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 마음에 남는다.